인 물 연 구
 
 
[송병순 전 은행감독원장의 회고록 중에서...]
 
광주은행을 떠올리면 현재 동광양(光陽) 지점장을 하고 있는 이기태(李起泰) 씨가 생각난다. 이분은 나하고는 사적인 인연을 더 많이 가지고 있는 분이다.
그를 처음 만났을 때는 내가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으로 있던 시절이었다. 신용보증기금 신협조합 창설 당시 나는 그를 전무로 임명했는데, 굉장히 똑똑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알고 보니 그는 광주상업(光州商業)을 수석으로 졸업한 후에 기업은행을 수석으로 입행했고, 6년여 근무하다 1976년에 신용보증기금으로 옮긴 사람이었다.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시절 이후 나는 그를 잊고 있었다. 그런데 광주은행장 부임 초에 뜻밖에 그로부터 한 통의 편지를 받았다. 그동안의 자신의 행적을 적었는데, 그는 신보를 거쳐, 금호그룹의 박상구(朴祥求) 씨가 인수한 신용금고 책임자로 있다가 결국 나에게 도움을 청하는 내용이었다.
나는 그가 보고 싶었다. 그래서 1989년 11월에 광주의 한남투자신탁 J사장에게 그를 소개하고 일자리를 부탁했다. 채용은 되었으나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었고, 이후 1991년 8월에 광주투자금융으로 옮겼으나 그 또한 여의치 않았다.
그 후 그는 1993년 3월에 광주은행이 경력직원을 채용할 때 3급과장으로 채용되었다. 그는 은행 영업에도 적극적이었는데, 정말 펄펄 날듯이 열심히 일했다. 제아무리 어려운 점포에 가더라도 일등 점포를 만들어 놓곤 했다. 예금실적을 위해 서울의 친구들과 지인(知人)들을 만나려고 수시로 서울을 드나들 정도였다.

이런 그와는 또다른 특이한 인연이 있는데, 바로 산행이었다. 그는 전국의 산 중 안 가 본 데가 없을 정도로 산을 좋아했고 등반 실력이 뛰어났다. 그리고 어느 산 어느 곳에는 무엇이 있는지 훤할 정도로 전국의 산세를 꿰뚫고 있었다. 1990년 이후부터 그는 항상 나의 산행에 동반해 주었는데, 그는 산행으로 나와 너무 가까워 보이는 것이 누(累)가 되지 않을까 하고 걱정을 할 정도였다. 하지만 그는 사심없이 지금도 나와 함께 산에 오른다. 그 덕에 나는 산행을 통해 건강을 지킬 수 있었다.

그는 산을 사랑하는 만큼 정신과 육체가 건강한 사람이다. 현재 광주은행 임원진 한 사람과는 고교 동창임에도 그는 그런 것에 자신을 비교하여 비하하거나 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 그는 주어진 일에 항상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었다.